인천아시안게임의 인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통역자원봉사를 같이 했던 친구들은 아시안게임이 끝난지 얼마 안 되어
각자 담당이었던 나라에 다들 놀러갔어요. 적어도 6개월 안에는 가더라구요.
아무래도 아시안게임 동안에 선수팀들과 정이 들기 때문에 선수들이 놀러오면 안내해주겠다고 하는 게 보통이거든요.
인천아시안게임 자원봉사를 지원할 때 이런 걸 원하고 지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겪어보니 꽤 큰 메리트인 것 같아요.
다만 저의 경우는 몰디브가 한국에서 꽤 거리가 있던 나라였기 때문에 계속 미루다가 봉사자들 중 제일 늦은,
4년 뒤에 가게 되었어요. 몰디브에 있는 동안 제가 말레와 훌루말레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은 첫날과 돌아가기 전날뿐이었는데,
첫날은 느지막이 도착해서 감독님과 보냈고, 돌아가기 전날 시간이 맞았던 두 선수를 각각 점심, 저녁에 만났어요.
몰디브의 연애와 결혼
첫 번째로 만난 선수친구는 쥬웨(Juwey)였어요.
자원봉사 때, 연습장이나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버스 옆자리 앉아주었던 예쁘고 상냥한 친구예요.
히잡을 썼지만 날씬하고 옷을 잘 입어서 그런지 답답한 느낌 없이 오히려 스타일리쉬해보였어요!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여성휴게실에서 히잡을 벗은 선수들을 봤던 저로서는,
머리카락을 드러내는 편이 훨씬 아름답다고는 생각했지만요.
아시안게임에 선수로 참여했던 시절에 이 친구는 스무살 정도였는데, 몰디브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결혼을 했답니다.
결혼을 하기엔 너무 어린 것 같지만 거의 모든 선수들과 페이스북친구인 저는
그 중 다수가 이른 나이에 결혼했거나 결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몰디브에선 대부분 첫사랑과 결혼을 하는 것 같더라구요.
학교에서 친한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해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사귀기로 한다는 것 자체가 결혼을 전제로 하는 문화인 것 같아요. 아마도 종교의 영향이겠죠?
우리나라에서는 다들 30대되서 결혼한다고 하니까 오히려 그쪽에서도 신기해하더라구요.
제가 결혼하면 제약이 많아지니까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다음에
결혼하는 게 낫지 않냐고 물었더니, 결혼하고 나서도 다 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모든 처음을 함께 나누고 성장해 나가는 게 더 좋지 않냐고 반문하더라구요.
반대로 제가 설득을 당해버렸습니다.
저는 여러 사람을 만나보고 사람 보는 눈을 키운 후에 나와 맞는 상대와 결혼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빨리 만날 수 있다면 그만큼 일찍 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 차이나가든
저희가 함께 점심을 먹은 곳은 이름이 차이나가든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름대로 정원 같은 느낌의 개방적인 구조의 레스토랑이었어요.
목재인테리어라서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였어요.
구글에서 말레에 있는 중국집을 모두 찾아본 결과, 밑에 링크한 곳인 것 같아요.
https://goo.gl/maps/aJsvCahAtcLVYUus8
몰디브에서 중국집에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쥬웨가 여기가 맛있다며 데려가줬어요.
하지만 막상 먹어보니 제가 한국에서 중국집가면 먹을 수 있는 맛은 아니었어요.
일본에서 가본 중국집도 한국의 중국집과는 다른 느낌이었는데, 몰디브에서도 현지에 맞게 음식이 변화된 거 같아요.
꼭 몰디브의 전통 음식이 아니더라도 몰디브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 이런 거구나 알 수 있어서 죻았어요.
그리고 중국음식이라서 그런지 여기는 간이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것이 입에 착착 달라붙더라구요.
구글에서 메뉴판을 검색해보니 이름은 차이나가든이지만 메뉴가 엄청 방대해서
커리도 팔고, 스테이크도 팔고, 중국요리만 파는 곳은 아니었어요. 게요리, 새우요리 등 정말 다양해요!
제가 먹은 메뉴는 아마도 DRAGON SPECIAL MIXED FRIED RICE와 CHILLI BEEF였던 것 같아요.
둘 다 쥬웨에게 추천메뉴로 시켜달라고 해서 시킨 거라서 이름이 특이한 드래곤볶음밥만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둘 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양도 많은 편이라서 한 메뉴당 2인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특히 드래곤볶음밥은 양이 정말 많아서 좀 남겼네요.
가격이 MVR(루피야, 몰디브화폐)로 나와 있는데, 환율을 보니까 MVR 131이 우리나라에서 만원,
미국에서 8.54달러 정도입니다. (몰디브에서는 어딜 가도 루피야 대신 미국 달러도 쓸 수 있어요.)
그렇다면 가격이 메뉴당 10000~12000원 정도이기 때문에 양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인 것 같아요.
몰디브 가서 어디서 밥먹어야 될지 모르겠는 분은 여기 한 번 가보세요.
제 생각에 젊은 분들 입맛에 잘 맞을 식당이에요. 퓨전이 잘 되어 있어서 향이나 맛에 거부감이 없고 맛있었어요!
다음편에서도 또다른 몰디브맛집 소개와 함께, 다른 선수와의 일화를 얘기해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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