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미혼녀들의 이야기
우연히 읽게 된 웹툰이었는데, 내년에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내 나이 여자들의 다양한 연애 얘기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게 흥미로웠다. 어쩜 나이도 나랑 동갑ㅎㅎ그 여자들이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들을 받을 꽤 파격적인 설정의 선택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 생각과 선택들에 이해와 공감이 앞섰다.
누구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제때 명문대 입학하고 제때 대기업 입사하고 제때 결혼해서 애 낳는 플랜A말고 모쏠인데 애딸린 연하와 동거하게 되거나, 오래 사귄 남친과 결혼을 안 하고 있다가 다자연애를 하게 되거나, 현실적인 이유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첫사랑과 불륜을 하게 되는 등 상황 자체는 매우 센세이션하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스스로가 설득되고 끌리는 삶을 선택하는 그녀들이 일반적인 여자들보다 더 많이 성장하고 자기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35세라는 곧 꺾이는 나이에 결혼을 안 했다는 이유로 노화와 폐경을 걱정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듣거나 어디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하고 기혼인 친구들의 깎아내리는 말들에 싸우기도 하는데, 사실 어찌 보면 여자로서는 이 결혼이라는 미션에 대해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 바로 임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 받는다는 점이다. 아이를 갖는 것에 별로 아쉬움이 없는 딩크친구들이나 미혼친구들과 다르게, 내 아이를 꼭 갖고 싶은 나 같은 미혼여자들은 특히나 이 나이가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진다. 더 결혼이 늦어지면 아이를 포기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또, 아이를 갖고 싶은 남자들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지는 여성이 된다는 사실이 두려워진다.
그래도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기 전에 부모에게 의지해서 살다가 또 남편에게 의지하는 삶으로 갈아타는 결혼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스스로 설 수 있고 살아갈 자신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나를 대신해서 많은 짐을 감당해줄 남자가 든든하고 멋있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그 남자도 사람이고, 그 사람 없이는 내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없다면 언제까지나 마음 속에 불안함을 갖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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